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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것이 매일을 풍요롭게

별을 보며 이성선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렵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너 눈물 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 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가난하랴. ** 내포된 의미보다는 단어 하나하나가 와 닿고 좋은 느낌이다. 너무 아름답고, 선망하는 대상이라 내가 보는 것만으로도 더러워질까봐 걱정하는 마음. 흔들리며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져 바라본 하늘엔 눈물같이 빛나는 별이 보인다. 숙취마저 헹구어 버릴 것 같은 별빛에 한탄이 나온다. 저 찬란함마저 동경하지 못하면 내가 무엇으로 가난할 수 있을까. 읽고 있자..

먼 길 윤석중 아기가 잠드는 걸 보고 가려고 아빠는 머리맡에 앉아 계시고, 아빠가 가시는 걸 보고 자려고 아기는 말똥말똥 잠을 안 자고. ** 아빠와 아기의 귀여운 모습이 그려지는 시. 눈에 꿀 떨어지는 아빠와 생글생글 말똥말똥한 눈으로 아빠를 좇는 아가가 눈에 선하다. 아이구, 저걸 두고 어떻게 출근해 하면서 슬슬 웃는 아빠가 보인다. 가까운 길도 멀게 느껴지는 건 귀여운 자식을 두고 떠나는 걸음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는 마음 때문이겠지. 마음이 떨어지지 않아 느려지는 걸음은 자식이 아기때 뿐만이 아닐 것이다. 세상을 떠날 때도 행여나 내가 마음에 짐이었을까봐, 평생 후회하지 말라고 큰외삼촌의 일정을 기다렸다가 새벽에 돌아가셨던 할아버지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떨어지지 않는 마음으로 혼을 붙잡고 있는 건..

혼자서.2 나태주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 나태주 시인은 꽃을 좋아하고 김용택 시인은 달을 좋아한다 난 둘 다 좋아 :) 이걸 읽었을 때 처음 일을 시작한다고 서울로 왔을 때가 생각났다 막내라서 서럽고 선배들은 다 집에 가는데 혼자 새벽 회사에 남아 파일 올리느라고 밤새던 때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재밌어하는 일 하는데 불만 갖지 말자고 되뇌어도 학기중에 취업한지라 누구도 나의 고충을 공감해주는 이 없어 외로웠던 날들이 있었다 그때처럼 여전히 막내들을 보면 내 20대 초반이 생각나서 마음이..

일단 콩국수라고 해서 면도 콩이겠거니(?) 하고 시켰는데 생각해보니 국물이 콩이지 면은 밀가루.. 그래도 다 먹지 않고 2/3만 먹고 내려놨어요 저녁은 똠양꿍을 배달해 먹었는데 간식으로 빵 하나 먹어서 그런지 별로 들어가지 않아서 거의 다 버린 게 아깝네요ㅠㅠ 빵도 밀가루인데.. 밀가루 끊기가 술 끊기보다 어렵네요 그런데 둘 다 끊으라고 하니까 쉽지 않아 쉽지 않아이번주는 일이 바쁜 주라서 움직이기도 힘들고 가만히 앉아서 컴퓨터만 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진짜 운동은 하루에 3천보 걷기 정도밖에 안되고 오로지 식단과 약만으로 다이어트 중이예요 그리고 변화는 거의 1kg이 4일만에 빠지긴 했는데 사실 저는 1~2kg정도는 쉽게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건지 아직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걷기나 다른..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나의 최애 시. 제일 좋아하는 구절이 곧 제목.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주시다니요.. 라는 말에 감격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감동의 물결이 치는 게 느껴진다. 그 다음 구절은 아이 같은 모습이 보인다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달빛에 나한테 전화하는 당신 때문에 신날 뿐더러 심지어 근사한 밤이 되었어요 저 두 줄만 하더라도 상대의 전..

몸무게 변화는 없었다😖 당연하지... 이제 3일차고 엊그제 술을 마셨으니까 그래도 열심히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점심은 육회비빔밥을 먹는 대신 밥을 3분의 1만 넣어서 먹었다 원래도 밥을 절반만 먹었지만 더 줄여야 다이어트가 될테니깐..?! 저녁은 치즈돈까스인데 역시나 밥은 먹지 않았다 내일은 샐러드 같은 걸 먹어봐야겠다 안 그래도 공복 혈당이 높다고 조심하라고 알람이 왔는데 30대 초반에 이런건 좀 슬프다 😭 몸관리 열띠미 잘해야지!! 건행!

갈등 김광림 빚 탄로가 난 아내를 데불고 고속버스 온천으로 간다 십팔 년 만에 새삼 돌아보는 아내 수척한 강산이여 그동안 내 자식들을 등꽃처럼 매달아 놓고 배배 꼬인 줄기 까칠한 아내여 헤어지자고 나선 마음 위에 덩굴처럼 얽혀드는 아내의 손발 싸늘한 인연이여 허탕을 치면 바라보라고 하늘이 거기 걸려 있다 그대 이 세상에 왜 왔지? 빚 갚으러 ** 지금 읽고 있는 시집이 나태주 시인의 첨언이 들어간 책인데, 시만 봐서는 잘 이해가 안됐었는데 내용을 보니 마음이 참 짠해진다.갈등이란 칡과 등나무를 가리키는 말이다. 두 나무가 같은 넝쿨나무인데 서로 반대 방향으로 틀고 올라가는 성질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18년을 함께 산 부부, 아내가 진 빚이 들통나서 헤어지자고 떠난 온천 여행 가만히 들여다 본 아내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