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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본문

순간을 붙잡는 기록의 힘

오늘의 시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주랑아 2023. 8. 4. 10:41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나의 최애 시.
제일 좋아하는 구절이 곧 제목.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주시다니요.. 라는 말에 감격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감동의 물결이 치는 게 느껴진다.
그 다음 구절은 아이 같은 모습이 보인다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달빛에 나한테 전화하는 당신 때문에 신날 뿐더러 심지어 근사한 밤이 되었어요
저 두 줄만 하더라도 상대의 전화를 기다리고, 마침내 받았는데 나와 같은 걸 보고 같은 걸 느끼는데서 오는
친밀감과 감동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달빛에 전화하는 것만큼 진한 플러팅이 있을까?
아, 별일은 없는데 강물에 비친 달을 봤는데 예뻐서 생각났어.
예쁜 걸 보고 생각났다, 거기에 감수성도 충만하다.
요즘 감성에는 오글거릴 수도 있겠지만
오글거린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상대의 성향과  t.p.o를 맞추면 좋은 플러팅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
오글거리지 않은 연애가 어딨겠나 ㅎㅎ

무엇보다 저 감격에 겨운 표현이 한 자 한 자 와 닿는다
김용택 시인의 이 시만 보고 빠져서 다른 걸 읽어보아도
이만한 감동이 오지 않는 걸 보아
이 시가 그냥 나의 최애 시인 걸로.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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