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것이 매일을 풍요롭게
부산에서 만난 찐 해녀감성 가성비갑 <기장해녀촌> 본문
나는 해산물, 회를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다.
있는데 안 먹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말 그대로 없어서 못 먹는 사람.
바닷가 마을에서 (라고 하니 뭔가 엄청 촌같지만 촌은 맞지) 자라서 그런가
그냥 너무 익숙하고 회를 오죽 많이 먹으면 엄마나 오빠나 회충약을 한 번씩 먹으라며
주기적으로 챙겨준다. 여튼, 그래서 부산이 내 마음의 고향이다.
나고 자란 곳보다 부산의 탁 트인 바다와 해산물의 향연에 나는 내 마음의 고향으로 정했다.
그래서 2020년 11월, 머릿 속이 터지기 직전에 코로나를 무릅쓰고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마스크는 1도 벗지 않았고 손을 빡빡 씻고 다니긴했다.
일정상으로는 이튿날 째에 갔다. 11월의 부산은 따땃하면서도 바람이 겁나게 세다.
그래서 가벼운 옷만 가져갔다가 낭패를 보고 길가다가 발견한 옷가게에서 집업 점퍼도 샀다.
나중에 가을 쯤에 갈 생각이 있다면 꼭 걸칠 옷은 필수.
부산에 다른 해녀촌도 있는걸로 아는데, 일단 여기가 가성비가 좋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기장 해녀촌인데, 기장이 부산에서 끄트머리 쪽인 걸로 안다. 접근성이 엄청 좋지는 않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서 이쪽이 개발이 많이 된 것 같다. 내가 처음 부산 왔을때만 해도 기장은 진짜
시골이었고 아무것도 없었는데 뭔가 갈수록 생긴 기분?
택시를 타고 이동했고, 길을 조금 걸어가니 바로 이런 풍경이.
사실 우리는 둘 다 눈치싸움이나.. 기싸움 같은거? 잘 못하는 사람들이다.
회는 좋아하는데 회센터가서 늘 호구맞는 타입 힣ㅎㅎ
그래서 그냥 인상이 좋아보이는 곳으로 갔다. 아, 조건이 하나 있었는데
오빠는 성게알 성애자라서, 무조건 성게알을 파는 곳으로 가야했다.
이 중에 어떤 곳에 가서 물어보니 성게알 지금 안나온다고(?) 없다고(?)해서
충격을 먹고 정말 지금 안나오는 시즌인건가? 하면서 돌아다녔는데 또 다른 곳에서는
성게알 쌉가능하다고 하셔서 바로 고 고민말고 고!

보이다시피 바다가 바로 앞에 보이는 곳이고
지금은 겨울이라 무지 춥겠지만 저때는 저 지퍼를 내려놓고 그냥 바다를 보면서
먹어도 될만큼 날씨가 좋았다. 처음 들어갈 땐 추웠지만 익숙해지니 안 추워서
바다 풍경을 제대로 감상했다.
크,, 그리고 대선

처음에 홍합탕이 나오고 대선을 하나 딱 까니 이곳이 지상낙원.
여행 하는 내내 대선을 마셨는데 순하고 너무 맛있다. 매우매우 맘에 드는 소주
소주의 알콜 냄새가 확 풍기는게 싫어서 싫어했는데 대선은 처음처럼과 비슷한 수준인 듯 하다.
소주는 싫어하지만 회를 먹을 땐 소주 아니면 청하니까...
대선을 시켰는데 완전 만족. 소주 싫어하지만 술은 좋아하는 분들은 대선을 마셔보세용


그리고 대망의... 세트 메뉴.
세트가 이렇게 나오는데 3만원에
성게알 1만원
=이게 4만원짜리 상이다.
보자마자 감탄을 금치 못했다 ㅠㅠ
메뉴판을 왜 안찍었지.. 블로그를 열심히 하지 않으니 이런데서 티가 난다.
여튼, 산낙지 멍게 개불 피조개 전복 등등이 있었다.
그리고 성게알 저게 1만원..

이 글을 올리겠다고 사진을 다시 꺼내서 보는데
군침이 싹... ㅠㅠ 아 또 먹고 싶다 정말로 너무 좋았다.
오빠는 성게알에 감격하여 진지하게 부산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
고민을 했었더랜다. ㅋㅋㅋ
나도 역시 정신없이 먹고 밖에 바다 풍경 한 번 보면서 한 잔씩 하니
그동안 참 쓰레기같은 고민을 하고 살았구나. 이렇게 맛있는게 많은 세상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온 전복죽.

이건 2인용이고, 전복죽은 1인분만 주문하는건 불가능하다.
평소였으면 이런건 좀 별론데? 생각했겠지만,
전복죽이 나오고 먹어보고나니 이건 꼭 먹어 봐야 되는 것이다! 강력추천 감이었다.
저게 그러니까, 2만원어치인 것인데
당연히 직접 만든 전복죽이고 속이 따뜻해지면서 전복의 쓴맛도 없이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정말 또 먹고 싶다 ㅠㅠ
그리하여 세트3만원 + 성게알 1만원 + 전복죽 2만원
도합 6만원으로 바다를 한 입에 먹고 왔다.
우리는 돌아가면서 여기는 앞으로 필수 코스라고 박아두었다.
주인 분들도 너무 친절하셨고 모녀지간인지, 고부지간인지 몰라도
할머니와 젊은 어머님이 하셨는데 참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성게알 충격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면서 아 당연히 되지요~~ 라면서
바닷가가 잘 보인다면서 자리도 안내해주셔서 좋은 기억이 가득하다.
기장을 가게 된다면, 갈 일이 없더라도 해산물을 사랑한다면
한 번 가보기를 추천합니다 :)))
'인생은짧고맛집은많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노포 맛집 데이트<양재닭집> (0) | 2020.11.22 |
---|---|
짜장면 근본을 논하다-인천 맛집<미광> (0) | 2020.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