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붙잡는 기록의 힘
오늘의 시 - 혼자서 .2
주랑아
2023. 8. 5. 09:52
혼자서.2
나태주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
나태주 시인은 꽃을 좋아하고
김용택 시인은 달을 좋아한다
난 둘 다 좋아 :)
이걸 읽었을 때 처음 일을 시작한다고 서울로 왔을 때가 생각났다
막내라서 서럽고 선배들은 다 집에 가는데 혼자 새벽 회사에 남아
파일 올리느라고 밤새던 때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재밌어하는 일 하는데 불만 갖지 말자고 되뇌어도
학기중에 취업한지라 누구도 나의 고충을 공감해주는 이 없어
외로웠던 날들이 있었다
그때처럼 여전히 막내들을 보면 내 20대 초반이 생각나서
마음이 짠해진다
이걸 읽으며 내가 생각났고, 막내들이 생각났다
기회가 생긴다면 전해주고 싶은 내용이다
물론 행동으로 옮기기엔 파워 F 같아 보일까봐 쉽지 않을 듯 ㅎ_ㅎ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